물의 부착과 응집 및 표면장력
물이 극성을 가짐으로써 물 분자들끼리 서로 끌리게 되는데, 이를 응집 현상이라고 한다. 물 분자가 유리나 토양과 같은 다른 물질의 표면에 끌리는 것을 부착 현상이라고 한다. 물이 토양 중에 보유 저장될 수 있는 것은 결국 이와 같은 응집과 부착 현상 때문이다. 표면장력은 액체와 기체의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액체 분자들 사이에 끌어당기는 힘이 액체 분자와 기체분자 사이에 끌어당기는 힘보다 클 때 생긴다. 물을 컵의 상단보다 약간 높게 채웠을 때 흐르지 않으며 얇은 막을 형성하는 것은 표면의 물 분자들이 수소결합에 의하여 서로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물과 공기의 경계면에서 물 분자의 응집력이 공기 분자와 물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부착력보다 크게 되어 물의 표면적을 최소화하려는 힘이 발생하는데. 이슬방울이나 물방울이 생기는 것은 이러한 표면장력 때문이다.
모세관현상
모세관을 세워서 물에 담그면 모세관을 따라 물이 상승한다. 이러한 현상을 모세관현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모세관의 표면에 대한 물의 부착력과 물 분자들 사이의 응집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모세관을 따라 물이 상승할 수 있는 높이는 관의 반지름과 액체의 점도에 반비례하고, 용액의 표면장력과 흡착력에 비례한다. 토양 내에서는 토양입자들의 배열 형태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공극이 형성되며, 이러한 공극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중 중공극 이하의 크기로 연결된 것은 모세관과 같은 형태로 볼 수 있다. 토양 중의 모세관 공극에서는 물의 응집력과 토양입자의 표면에 대한 부착력이 작용하므로 모세관 현상이 동일하게 일어난다. 외부에서 유입된 물이 토양 중에 보유될 수 있는 것도 식물의 뿌리에서 흡수된 물이 양분과 함께 식물체 전체에 퍼지는 것 역시 이 모세관현상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토양수분의 함량
토양수분의 함량은 직접적으로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며, 또한 통기성, 온도, 견지성 등의 토양 특성에도 영향을 끼친다. 토양수분의 함량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타낸다. 가장 단순하게 나타내는 방법은 함량을 질량비 또는 용적비로 나타내는 방법이고, 다른 방법은 에너지 개념, 즉 퍼텐셜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이들 두 방법은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있으며, 두 방법을 모두 사용하여 토양수분을 나타내어야 이해하기 쉽다. 토양수분함량은 단위부피당 함량과 단위 무게당 함량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단위 무게당 수분함량은 건조 토양시료의 무게를 기준으로 한다. 용적 수분함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토양시료의 전체 부피를 알아야 하므로 토양시료를 채취할 때는 반드시 용적을 알고 있는 기구를 사용해야 한다. 용적 수분함량을 측정하면 그 값을 이용하여 토양 중의 물의 양을 물만의 깊이 또는 높이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특히 관개수량이나 강수량에 의한 토양수분함량의 변화를 나타낼 때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최대 용적 수분함량은 토양의 공극률과 같다.
토양수분의 에너지개념
토양이 물을 보유하는 현상과 토양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형태의 물의 이동 및 토양으로부터 식물체로의 물의 이동 등은 단순히 수분함량을 비교하여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두 지점 사이에서 물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차이가 있어야 하며, 에너지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물이 흐른다. 또한, 식물이 물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식물체 내의 물의 에너지가 토양 중의 물의 에너지보다 낮아야 한다. 따라서, 토양수분이 어떻게 에너지를 가지는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토양의 수분함량은 양적인 개념이고, 수분퍼텐셜은 토양수분의 동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되는 에너지 상태를 나타낸다. 토양 중의 물은 특정 환경조건 하에서 정해진 에너지를 가지며, 에너지는 이동 등의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에 이를 퍼텐셜에너지라고 한다. 그리고 단위질량ㆍ단위부피 또는 단위 무게의 물이 가지는 퍼텐셜에너지를 수분퍼텐셜이라고 한다.
토양수분의 퍼텐셜
토양수분의 퍼텐셜은 토양입자에 의한 인력, 토양 모세관의 힘, 용질에 의한 삼투력, 중력, 물에 가해지는 외부 압력 등의 힘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토양수분의 퍼텐셜은 물에 작용하는 힘과 관계되는 각각의 퍼텐설의 합으로 표시된다.
총수분퍼텐셜 = 매트릭퍼텐셜+압력퍼텐셜+중력퍼텐셜+삼투퍼텐셜
토양수분의 퍼텐셜은 이처럼 네 가지 개별 퍼텐설의 합으로 나타내지만, 이들 네 가지 퍼텐셜이 동시에 모두 작용하는 경우는 없다. 매트릭퍼텐설은 불포화 상태에서만 작용하는 반면, 압력퍼텐셜은 포화수분 상태에서만 나타나므로 매트릭퍼텐설과 압력퍼텐설은 동일 지점의 토양에서 동시에 작용하지 않는다. 측정한 수분퍼텐셜의 값은 절댓값이 아니고 퍼텐설이 0이 되는 기준상태와 비교하여 표시하는 상대적인 값이다. 따라서 기준상태의 물의 수분퍼텐셜과 비교하여 큰 값인가, 작은 값인가 또는 같은 값인가에 따라 측정하고자 하는 물의 수분퍼텐셜은 +나 - 또는 0의 값을 가지게 된다. 불포화 상태의 토양에 존재하는 수분은 포화상태인 경우의 토양수분에 하여 낮은 자유에너지를 가지기 때문에 항상 -값으로 퍼텐셜이 표시된다. 그러나 -로 표시하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에 토양이 얼마나 강한 힘으로 물을 흡착하고 있는가를 흡인력으로 표시할 때는 - 부호를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배수가 잘되는 밭 토양에서 토양의 수분퍼텐셜은 매트릭퍼텐셜과 거의 비슷한 값을 가지며, 염의 농도가 높은 시설재배 토양에서는 삼투퍼텐셜의 비중이 커지고, 공극이 수분으로 포화한 논 토양에서는 압력퍼텐셜의 비중이 커진다.